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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수무책 대북정책이 만든 오류 등록일 20-06-16 11:32
글쓴이 관리자 조회 162
속수무책 대북정책이 만든 오류

이주현(6.15 경기본부 운영위원, 경기민언련 공동대표)




 지난 6월초, 미국과의 찰떡 공조를 금지옥엽처럼 떠받들던 MB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한 방 얻어맞았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추가 발사 움직임과 관련, 미국에서 건네준 위성자료를 제멋대로 해석하는 바람에 미국의 강한 항의가 있었다. 첩보 수준의 정보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확정, 언론에 유포를 시킨 점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셈이다. 어느 정도 확증이 생기더라도 전략과 전술적 판단을 고려하는 외교적 관행에 익숙한 미국보다 앞서 민감한 정보를 과장 해석한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말이 항의요 클레임이지 주권국가에서 무엇보다 동맹국가 간에 있을 수 없는 치욕이다. 이 점, 당국자들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참 아프다. 


  그런 민감 정보에 대한 과장 해석과 언론 플레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뿐 아니라 “김정일 후계 내정 관련 정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로보트 우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의 발표처럼 “북한에서 권력 이양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길이 없다”는 게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그런데 MB정부에서는 국회정보위원들에게 시키지도 않은 전화를 자청, 이러한 내용들을 기정사실화했다. 또한 북한의 해안 포대와 경비정의 실탄, 포탄을 평시보다 2배 이상 비축했다는 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보도는 첩보 수준을 현실로 둔갑시키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확인이라는 과정이 생략 된 채 언론에 긴급 타전되었고, 보도 된 내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이상한 태도를 취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민감 정보에 대한 해석이야 자유지만, 언론플레이를 통해 기정사실화 하거나 현실화 시키는 당국의 모양새가 유치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그들의 발표내용을 보면 ‘그랬으면 좋겠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아니, ‘그래야만 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건 나뿐일까? 도대체 왜들 그러는 걸까? 


  그 이유는 아무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정국으로 인하여 정부와 여당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형국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여당 안 밖으로 쇄신책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양심적인 지식인들과 종교인들의 성명서가 날마다 줄을 잇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정부 여당 지지율의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 야당의 ‘대통령 대국민 사과’ 요청은 날마다 거세지고, 6월 국회 통과를 벼르고 있는 미디어 법이나 기타 법안들은 상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간 통제 불능의 소요사태가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경찰버스로 날마다 산성을 쌓고 있다. 이명박 정부로서는 출범 이후 최대 위기인 셈이다. 이 상황에서 ICBM발사 실험과 그 와중에 발생되는 국지전은 추모 정국을 잠재울 최고의 소재일 터이다.


  자신의 정권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고 나아가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조지오웰의 ⌜1984⌟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고전이다. 문제는 자기 동포와 민족 전체의 생존 문제를 갖고 그런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해도 되느냐 하는 것이다. 민족의 생존 문제를 갖고 갈등을 부추기고, 충돌을 조장하는 부도덕함이 이 땅 말고 다른 곳에 또 있을까? 의도적이든 아니든 그러한 모양새로 비쳐지는 것은 한민족의 불행이요 재앙이다.


  국민들의 자유를 제약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면서까지 이루고자 하는 게 도대체 뭘까? 이해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MB정부의 일방통행식 정국 운영과 국정 기조는 통일정책, 즉 대북정책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핵실험, 미사일 발사와 북미간의 갈등, 그 속에서 높아져 가는 전쟁위험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데 망연자실해진다. 기껏 한다는 게 실효성도 없는 PSI 전면 가입뿐이었고, 이는 오히려 남북 간 긴장 수위만 높여 놓았다. 적어도 대북정책에 관한 한 이 정부에는 정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속수무책이 유일한 대책인 셈이다. 그 속수무책은 온갖 정책의 왜곡과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 임기응변식 대응과 얄팍한 언론플레이가 바로 그 것이다. 그 가운데 골병드는 이는 국민들뿐이다. 이 정권이 단순한 사과가 아닌, 진퇴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2009년 6월7일, 통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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